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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작 소설; 제 11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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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나는 다시 무림산방을 찾았다. 지난 주 보다 날씨가 많이 포근해져 있었다.
오케이 사장은 나를 반갑게 맞았다. 그러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말문을 열었다.
“무싸! 우리 사부님께서 어제 새벽까지 면벽수련을 하시더니 오늘 아침 웃옷을 모두 벗으시고 저수지로 가셨네. 아직 물이 찬데 저러시다 감기라도 드시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걱정 말게나 오사장. 우리 사부님은 오랫동안 단전호흡으로 연마를 해오셔서 추운 겨울에도 얼음을 깨고 물에 들어가 수련을 하시기도 하셨네. 함께 가보세나.”
저수지에 다다르니 사부님께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긴다.
“어서 오게나 무싸, 드디어 화두를 푼 것 같네. 여기를 보시게나”
사부님은 물속에서 그 염주알 매달린 낚시줄을 물속에 넣고 살랑 살랑 흔들고 계셨고 물고기들은 사부님을 경계하지 않고 사부님 주위에 모여 들어 있었다. 사부님은 다른 한손으로 물고기 밥을 주고 계셨다.
사부님은 가끔 두 손으로 손그릇을 만들어 물고기를 떠 올리기도 하셨다. 우리가 어렸을 때 개울가에서 놀던 그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다.
무림산방으로 돌아오신 사부님께서 우리들에게 설명을 해주셨다.
“현각대사께서 내게 주신 화두의 뜻을 깨달았네.
물고기를 고통없이 염주알로 잡으라고 하신 화두의 진정한 뜻은 [내가 물고기와 적이 아닌 친구가 되어라, 그러면 모든 것을 얻게 되리라]라는 뜻이었네.
내가 물 밖에서 미끼로 물고기를 낚고자 하는 마음 자체가 잘못되어 있었네. 물고기는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고통일세.
하지만 내가 물속으로 들어가 물고기 밥을 주니 물고기들은 나를 경계하지 않고 친구가 되었다네.
나의 가진 것 다 버리고 다 주어야만 기쁜 마음의 물고기를 내 손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네.”
가만히 옆에서 사부님 말씀을 듣고 있던 오케이 사장이 무릎을 쳤다.
“사부님 말씀이 백번 옳으십니다. 사부님께서는 말씀이 아니라 실천으로 제게 가르침을 주시는군요.”
“오사장 자네도 뭔가를 깨우친 모양이구먼, 축하하네”
오사장의 얼굴에 장님이 [개안의 새벽]을 맞는 듯한 신비한 미소가 떠올랐다.
“궁금하네 오사장! 자네가 깨우친 걸 이야기해 보게나.”
“그러지 물고기는 마크사모님 일세, 그리고 나는 낚시하는 사부님이고. 처음 무림산방에 왔을 때, 낚시하는 사부님 모습이 현재의 내 모습이고, 오늘 아침 물속에서 물고기와 함께 계신 모습이 바로 나의 미래 모습일세.
그동안 나는 마크를 골프실력으로 꺽어서 오마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그 결과로 그녀를 아내로 맞을 생각이었네.
물론 그녀가 가지고 있는 3억짜리 아파트도 저절로 내 것이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네.”
오케이 사장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개안(開眼)의 순간을 맞으면 저런 것일까. 그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었던 응큼한 생각들을 모두 털어 놓았다.
“오사장, 그러면 이제 자네는 어떻게 할 생각인데.”
“나는 마크집으로 머슴되러 가겠네. 머슴의 모든 소유는 모두 주인의 소유이니, 내 재산도 내 자식도 모두 마크에게 바치겠네.
만약 내가 속임수를 쓰건 아니면 신비의 샷을 배워서 오마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그에 대한 대가로 마크가 내 아내가 되도록 한다면, 마크는 낚시바늘에 걸려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와 뭐가 다르겠나.
마크는 평생을 오마대전의 실패를 가슴에 담고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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